추석을 맞이했습니다. 추석이 되면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습니다. 함께 만나서 단순히 음식만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음식을 먹으며 자기의 생각도 나누게 됩니다. 이럴 때 참 어려운 것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삶의 구조가 다르다 보니 충돌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특히 어른들이 신앙이 없거나 다른 종교를 믿을 때 일어나는 충돌은 참 견디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세대 간에 다른 사고방식으로 인한 충돌도 참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사회의 어떤 사안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점 이야기가 깊어지면 자기 생각을 주장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비판하고 판단하는 일까지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즐거운 명절에 즐거움이 사라지고 화가 잔뜩 난 상태로 각자의 집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될까요?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흩어져 살아가는 삶의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영향을 받는 영역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요즘은 같은 하나님을 믿는 가족 간에도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참 많이 있습니다. 그 이유도 바로 영향을 받는 영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신앙도 다르고 삶의 양식도 다른 가족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다름으로 인한 충돌이 더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원칙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원칙은 이런 것이라고 선명하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 삶에는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원칙들이 있습니다. 이런 원칙은 공부를 통해 학습된 것이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사회와 문화 속에서 경험한 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입니다.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환경 속에서 이런 원칙들이 세워지게 됩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어느새 내 안에 이런 원칙들이 들어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각자가 가진 이런 원칙을 절대적이라고 믿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절대적이라고 믿는 순간 내가 기준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과 다르면 다 틀린 것이 되어 버립니다. 내 방식과 다르면 다 틀린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데 왜 저렇게 하는거야?’ ‘이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야.’ ‘왜 저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런 말들이 튀어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6장 10절부터 20절에서 우리가 싸우고 있는 영적 싸움의 대상이 누구인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영적 존재는 마귀를 정점으로 하는 타락한 천사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단순히 한 사람의 생각과 삶의 방식만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속에 일어나고 있는 영적 존재를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며 살아갈 때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의 일들은 계속하여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사탄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하고, 하나님이 받으셔야 할 영광을 가로채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탄은 천사였지만 교만하여져서 하나님의 그 아름다운 영광을 자기가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마땅히 받으셔야 할 영광을 가로채거나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탄은 사람의 마음속에 부귀영화나 권력, 재물을 숭배하도록 만들어 결국은 하나님의 영광을 보며 사는 삶이 아니라 자기가 숭배하는 것에 머물러 살아가도록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사탄은 사람들의 눈을 주변을 향해 보게 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그들이 그것을 동경하게 만듭니다.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그런 것을 보게 만듭니다. 그래서 자기가 옳다고 여기도록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결국, 내가 최고인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견딜 수 없고, 내 자랑이 최고가 되지 않으면 속이 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귀를 기울여 들어봅시다. 내가 말하고 싶고, 내가 주장하고 싶어도 잠시 기다려 봅시다. 그리고 왜 그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지, 무엇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지, 어떤 환경이, 어떤 사람이, 어떤 삶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지를 발견해 봅시다. 어디서 그런 생각이 왔는지도 발견해 봅시다. 그럴 때, 우리가 그들에게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할 수 있을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자신에게도 내가 무엇을 분별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이 복된 추석을 누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