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함께 만나지 못하였던 성도들이 이번 주부터는 조금 더 자유롭게 교회 공간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교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질병의 두려움과 경계심으로 인해 함께 모이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지만, 같이 사역을 통해 공동체 됨을 누리지 못한 것도 큰 안타까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동안 교회는 많은 경우 사역을 통해 공동체 됨을 누렸습니다. 같이 사역하던 성도들이 친하게 지낼 수 있었고, 서로 격려하며 신앙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역이 멈추어 버린 시점에 이제는 사역으로 맺어진 관계성도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성도들 간의 관계성이 약화 된 것이 성도들 간의 서먹서먹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사역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내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역을 하지 않는 것이 곧 신앙의 멈춤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사역을 멈춤으로 우리는 우리가 진짜 집중해야 할 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입니다.
이번 주부터 선창교회는 말씀 필사를 시작합니다. 여러분에게 배정된 성경 가운데 일정 분량을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쓰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글씨를 옮겨 적는다는 말보다는 말씀을 적음으로 인해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의 깊이로 들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말씀 필사는 우리 삶에 많은 유익을 줍니다.
먼저 언텍트 시대에 영적 컨텍트하는 시간이 됩니다. 직접 사람들이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지만 같은 성경을 나누어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작업은 공동체가 영적으로 하나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각자 따로 쓰지만 그것을 통해 나도 공동체의 일원임을 인식하게 되고, 공동체를 위해 무엇인가를 함으로 내가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 함께 머물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서로 만날 수 없는 이 시기에 성경 필사는 참으로 귀한 영적 만남의 자리입니다. 그러기에 필사를 하기 전에 먼저 기도하고 읽고 쓰십시오.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해 나에게 말씀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면서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성경을 필사하는 시간을 통하여 각자는 그 말씀을 한 자, 한 자 옮겨 적으면서 옛날 성경을 필사하던 사람들이 경험하고 누렸던 여호와 하나님의 임재 아래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그리하여 이 시간이 단순히 글자를 그대로 옮겨 적는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지를 발견하고 누리는 시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성경을 필사하면서 문장 속에서, 문맥 속에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기다리며 써 내려가야 합니다.
또한, 성경 필사를 통하여 말씀 속에서 주신 하나님의 약속을 발견하였을 때, 기뻐하고 감사하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모습이나, 하나님의 일하심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감사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공동체를 통한 하나님의 약속을 발견해야 합니다. 내가 속한 이 공동체의 삶을 통해 우리 하나님께서 무엇을 이루어 가시는지 발견해야 합니다. 무엇을 만들어 가시는지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선창교회가 이 가을에 성도들이 직접 쓴 성경 필사를 통해 책을 만들어 가을 추수감사주일을 지키려고 합니다. 추수감사주일에는 감사와 간증이 있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 하나님은 우리 선창교회를 어떻게 사용하실까요? 이 교회를 통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우리가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시간표를 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 가운데 나타날까요? 성경을 필사하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간절한 소망을 담아 한 자, 한 자 적어가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