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딸이 둘 있습니다. 첫째 다은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에 취직하여 본사가 있는 제주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둘째 성은이는 대학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다음 진로를 모색하다가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캐나다 밴쿠버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1년 동안 유아교육과정을 마치고 현지에서 취직하여 직업을 갖고 장기적으로 캐나다에서 살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유아교육과정 수업을 마치고 실습까지 마쳐갈 즈음에 코로나 19가 발생하였습니다. 성은이는 그곳에서 올해 9월 말까지 머물 수 있는 비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3월경에 수업이 끝나고 졸업하면 현지에서 취직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모든 유아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한인교회에서 한 청년을 만나게 되어 교제하다가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청년은 벤쿠버에 있는 한인교회 목사님 둘째 아들입니다. 코로나 19가 끝나고 결혼하려고 생각하니 9월 말이 되면 성은이가 한국으로 나와야 합니다. 캐나다에 머물 수 있는 비자가 만료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결혼식을 해도 캐나다 영주권을 얻기까지 1년에서 1년 반 이상을 캐나다에 들어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양가는 7월 말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밴쿠버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결혼식을 해야 이민국에 서류를 접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류를 만드는데 한 달이 소요되고, 일단 서류를 접수하면 캐나다에 머물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8월 15일 토요일에 신랑측 부모님이 섬기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캐나다에 확진자가 많아서 국경을 폐쇄한 것입니다. 저희도 캐나다에 들어가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데 들어갈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7월 중순 무렵에 캐나다 이민국에 편지를 보내서 상황을 설명하고 특별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서 저희가 캐나다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습니다.
8월 15일 결혼식에 참석하려면 캐나다에 가서 자가격리 14일을 해야 하므로 7월 말에는 들어가야 가능한데 현재 상태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때문에 결혼식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득이 저희가 화상으로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하였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많은 가정에서 화상결혼식을 하는 상황이어서 더는 저희가 고집을 피울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부모가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저희 가정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일이기에 기꺼이 이 상황을 따라가기로 한 것입니다.
저희가 기도하는 것은 사랑하는 성은이가 가정을 세워갈 때 하나님의 뜻과 인도하심 아래 순종하며 나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기억나실 때 이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것이 여러분께서 저희 가정을 축하해 주시는 가장 귀한 방법입니다. 아울러, 저희 가정은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축의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범위 안에서 결혼식을 진행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과 사랑은 넉넉히 받아 누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다른 것으로 표현하지 않으셔도 충분합니다. 그저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딸의 결혼식과 함께 저도 잠시 멈추려고 합니다. 안식의 시간을 통해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겠습니다. 저의 목표는 성경 1독과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도 건강하셔서 더욱 멋진 선창의 가족으로 누리며 살아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