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로마서 3:19-26
제목: 하나님께 용납받기 위한 조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갑니다. 직장과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 애씁니다. 청년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증명해야 하고, 학생들은 시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서로가 자신의 역할을 증명하려 합니다. 면접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의 바탕에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인정을 갈망하며, 그들의 평가에 과도하게 신경을 씁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상처를 받고, 그 상처는 평생을 따라다니며 우리를 괴롭힙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감정 중 하나는 거절감입니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용납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릴 때 받은 거절감의 경험은 쉽게 해결되지 않으며, 신앙을 갖고 교회 공동체에 속해 있다 해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가정에서 형성된 관계의 문제는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나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결국 죄로부터 기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려 하며, 심지어 하나님 앞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받아들여질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지만, 성경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합니다. 로마서 3:10은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피곤하고 지친 삶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값없이 주시는 은혜로 우리를 용납하시고 받아들이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칭의’입니다. 칭의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로마서 8:34는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고 말씀합니다. 법정에서 판사가 유죄 또는 무죄를 선언하듯,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계명을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로운 자로 여겨주시는 것입니다.
칭의는 우리의 공로나 행위, 종교적 활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믿음의 정도나 회개의 횟수로 결정되지도 않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 율법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시고, 이를 근거로 우리를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이를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라고 합니다. 로마서 3:24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라고 말씀합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노력이나 공로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아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를 증명하려 하지 않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의롭게 하는 믿음이란 나의 행위나 의로움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믿음으로 의롭게 된 후에는 우리 안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먼저 우리의 죄가 용서받으며, 하나님께 받아들여지고 용납됩니다. 즉, 신분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행위의 중요성을 무효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죄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제 생명의 성령의 법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고, 회개하게 하시며, 우리를 거룩한 성전으로 변화시키십니다. 그 결과 우리는 죄를 미워하며, 하늘의 신령한 것과 거룩한 것을 소망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하나님께 온전히 용납된 자로서, 진정한 자유와 회복을 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