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한동안 페미니즘으로 인해 시끄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문제는 온전한 해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신학계에서도 여성해방신학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여자를 돕는 자로 표현하는 것이나 하나님을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라 표현하는 것 등을 두고 기독교는 남성 중심적인 종교가 아닙니까 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기독교 여성관은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대답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는 매우 가부장적인 사회였습니다.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여기고 노예로 삼기도 했고 당연히 인구조사에서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여성에게 배움의 기회는 주어지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결혼을 해도 버림받기 일쑤였습니다. 여성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지 못했기에 법정의 증인으로 채택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여성과 남성을 다르게 대하지 않으셨습니다. 마리아와 마르다 같은 여성 제자들과 남성 제자들을 동등하게 대하셨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견을 받는 창녀들도 환영하시고 그들과 식사하시고 교제하는 것을 꺼리지 않으셨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물가에서 만난 사마리아 여인을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으셨습니다. 또한 남성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혼하고 여성을 버리는 것도 금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성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남성과 동일한 인격을 지닌 소중한 존재로 여기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태도는 당시 사회적인 통념과는 너무도 거리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사람들이라면 예수님을 혁명적인 여성해방가로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처음 목격한 사람들이 여성들임을 숨기지 않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시는 여성이 증인으로 채택될 수 없었음에도, 성경은 예수님의 부활의 첫 증인으로 여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활 사건을 여성이 목격하게 하심으로 여성과 남성을 차별없이 대하시는 하나님의 태도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이 부활 사건은 너무나도 확실한 사실이기에 어떤 반대 의견이 있다고 해도 사실이다라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인정하는 사람들도 기독교가 남녀를 동등하게 여긴다면 왜 하나님을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지, 또한 예수님은 왜 남성으로 이땅에 오셨는지, 왜 현재에도 여전히 여성 목사나 장로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이나 교회가 존재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먼저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하나님이 인간의 아버지와 유사함을 지니신 분이심을 묘사하기 위한 표현입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사랑하듯 사랑하시고, 아버지가 자녀를 보호하듯 우리를 보호하시고,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권위자이듯 하나님은 우리에게 권위를 행하시는 분이십니다.이렇게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유비라는 것만 알아도 그것이 남성 우월적 표현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이 이 땅에 성육신하실 때 남성으로 오신 이유는 하나님의 창조원리가 남녀가 동등하다는 원리를 지지하지만 남녀 관계에서 대표성이 남자에게 있다는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우리는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남성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남성은 섬기는 대표이고 여성은 섬김을 받고 팔로워로서의 기능을 가지면서 여전히 동등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독교인들이나 교회의 문화 안에는 남성 중심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가부장적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성경을 너무 편협하게 해석하는 경우, 또는 여전히 문화의 바탕에 남성 우월 사상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자체는 남성 우월적인 성격을 띄고 있지 않습니다. 남녀의 존재론적 동등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결코 여성을 남성의 아래에 있는 존재로 여기지 않습니다. 사회의 남성 우월적인 차별의식은 사람들의 죄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약한 사람들을 억압하고 착취하고 조종하려는 악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교회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예수님의 남녀 평등 사상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한 것은 교회의 오류이고 그리스도인들의 실수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들에게 주어진 숙제는 무엇일까요? 성경이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있는 것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이며 그것대로 살아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