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는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나누어보았습니다. 오늘은 먼저 그 방법을 순서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성경을 해석할 때에 반드시 이 방법만을 고집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4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첫 번째는 문법적 해석 단계로서 문장의 장르를 구분하고 문맥을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역사적 해석의 단계로서 본문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살피는 단계입니다.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지난번에 나누었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신학적 해석 단계로서 본문에서 하나님의 어떠하심과 하나님의 일하심과 뜻과 계획에 대해 해석해 내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는 본문이 하나님의 속성과 본성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지, 하나님의 일하심과 뜻에 대하여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과 같은 질문에 답을 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읽고 해석하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발견했다면, 우리의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대하여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통하여 얻은 영적 통찰을 현실의 삶에서는 어떻게 적용할지 묻는 단계입니다. 적용점은 개인적으로도 찾을 수 있고, 또는 공동체적으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4단계를 거쳐야 성경에 대해 올바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단계 중에서 특별히 2번째 단계, 역사성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역사적 진위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역사적인 예수와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예수에 대하여 질문을 제기합니다. 이런 움직임을 역사비평학이라고 부릅니다. 역사비평학은 하나님의 계시에 의존하지 않고도 인간의 이성만으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계몽주의자들의 산물입니다. 그 사람들은 성경을 일반적인 문헌과 동등한 인간의 책으로만 받아들이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역사적인 사건의 사실성만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이성이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는 초자연적인 기적의 사건들은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 인간이 꾸며 낸 신화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이나 기적을 베푸신 것, 치유 사건, 부활과 승천은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기보다는 믿음을 강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낸 허구적인 이야기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요나서도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 단순히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성경이 지닌 신적인 특성과 인간적인 특성 중에 인간적인 측면만을 강조하여 신적인 특성은 거의 무시해 버리고 학문적 연구 영역에서도 배제해 버린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 사람들의 최대 약점이자 오류입니다. 성경의 신적인 영역의 해석은 단순 역사비평적인 접근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방법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역사비평적 접근의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기독교 신앙의 초자연적인 토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면, 성경이 기록된 시기의 유대 나라와 이방 제국의 역사와 지리 그리고 문화와 풍습 등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연구하고 알리는 것에서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성경 본문의 의미를 열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성경의 초자연적이고 신적인 특성을 받아들이는 범위 내에서 성경의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배경을 연구하기 위해 역사비평 방법을 책임있게 활용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의 역사적 배경을 연구하고 알아보는 것이 성경 해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의 올바른 해석을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부인하거나 성경의 신적인 특성을 배제해 버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역사적인 사실을 증명해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경의 권위를 떨어트리려고 시도합니다.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한 역사적인 접근의 한계와 유익을 명확히 하심으로 성경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변증을 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