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복음 15장 4-12절
제목: 머무니 기쁘고 사랑하게 됩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두 가지 양식을 제시했습니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쟁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질문은 사실 우리 삶의 근본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프롬에 따르면, 소유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소유물로 규정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는 불안과 소외감 속에서 갈증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반면 존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살아있음 자체에 의미를 두고, 모든 존재와 능동적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이들은 내면의 즐거움에서 만족을 찾으며 그 안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구원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을 누리기 위해서는 믿음과 회개가 필요합니다. 이는 구원을 이루는 내적 수단입니다.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구원의 유익을 누리기 위한 외적 수단도 마련해 주셨는데, 바로 말씀과 성례와 기도입니다. 이것들은 하나님과 인간을 연결하여 소통하게 하고, 더 나아가 친밀한 사귐을 가능하게 합니다.
말씀에는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 계시되어 있습니다. 성례는 믿음을 확증하는 수단이며, ‘보이는 말씀’으로 주어졌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백성이자 자녀임을 확인하고 누릴 수 있는 확실한 특권입니다.
요한복음 15장은 이런 요소들을 잘 담아 우리에게 말씀해 줍니다.
첫째, 구원을 누리기 위해서는 하나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본문 4절에서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고 말씀합니다.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은 하나님 안에 머물 때 누릴 수 있음을 보여주십니다.
둘째, 하나님 안에 머무르면 열매를 맺는 풍성한 삶을 살게 됩니다. 에리히 프롬의 논리대로라면 소유와 존재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이원론적 접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인생에서는 둘 중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바람직한 인생은 소유에 자신의 가치를 두지 않으면서도, 존재하는 삶을 통해 건강한 소유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안에 머물면, 전지전능하시고 무한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풍성함을 자연스럽게 누리게 됩니다. 그 풍족함으로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을 위한 열매를 맺어가는 인생,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 할 모습입니다.
셋째,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기쁨은 언제나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본문 11절에서 예수님께서 이 모든 것을 말씀하신 이유는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고 하십니다. 동시에 “서로 사랑하라”(12절)고 명령하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셔서, 하나님의 백성이자 자녀로 삼으시고, 하나님 안에 거함으로 풍성함을 누리며 기쁨이 넘치도록 하시되, 그 열매가 서로 사랑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내적 수단으로서 믿음과 회개를, 외적 수단으로서 말씀과 성례와 기도를 실천합니다. 또한 이를 더 효과적이고 원활하게 누리기 위해 교회 예배는 물론, 목장과 선교회 등의 소그룹 모임, 해외선교와 국내선교를 통한 다리놓는 사역, 그리고 전도 사역을 합니다. 이 모든 외적 수단들이 우리가 구원을 더욱 깊이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