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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성서연구

2025년 8월 13일 수요성서연구

본문: 창세기 4장 3-15절

제목: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말과 표정, 침묵에 반응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반응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관계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 반응이 없거나, 내가 기대한 것과 전혀 다른 반응을 받으면 깊은 좌절과 상처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드린 예배에 아무 응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혹은 하나님께서 내 삶에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질문합니다. “하나님은 나의 삶에 반응하고 계신가요?” 그러나 더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창세기 4장에서 가인과 아벨은 동일하게 하나님께 제물을 드립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제물은 받으시고, 가인의 제물은 받지 않으십니다. 여기서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정성을 다한 것 같은 가인의 예배는 왜 거절되었는가? 이 장면은 단순한 제물의 차이가 아니라, 마음의 중심과 태도의 차이였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외형보다 마음을 보십니다. 그러나 가인은 이 거절 앞에 분노하고, 침묵하며, 결국 죄에 무너지고 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를 거절하셨지만, 그를 버리시지 않으셨습니다. 가인이 분노로 가득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죄가 문 앞에 엎드려 있으니 너는 그것을 다스리라.” 이는 경고이자 은혜의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가인은 이 경고에 귀를 닫고, 동생을 들로 데리고 나가 죽이는 길을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를 다시 찾아오십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이 질문은 단순한 사실 확인이 아니라, 회개를 요구하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그러나 가인은 여전히 회피합니다. 그는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고 반문합니다. 결국 하나님의 심판이 그에게 선포되고, 그는 유리하는 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가인은 고백합니다. “내 죄벌이 지기가 너무 무거우니이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그 고백 위에 다시 은혜를 선언하십니다. “그렇지 아니하다.” 하나님께서는 가인을 죽이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에게 ‘표’를 주십니다. 누구든지 가인을 죽이면 벌을 일곱 배나 받으리라는 보호의 약속, 다시 말해 “너를 버리지 않았다”는 하나님의 선언이었습니다. 그 표는 죄를 면하게 하는 도장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가 죄인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를 보호하시고 끝까지 붙들고 계심을 나타내는 은혜의 증표입니다.

 

가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었습니다. 그는 회개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죄를 정확히 고백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표를 주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인간의 구원은 그의 반응이나 선행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와 선택, 그리고 전적인 은혜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은혜는 단지 가인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도 주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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