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창교회에 처음 부임하여 이 강단에 섰을 때가 몇 년 전인 것 같은데 벌써 21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이 시간을 뒤돌아볼 때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크고 놀라웠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이렇게 귀한 선창교회를 섬기는 것이 정말 힘들고 어려웠을 것입니다. 순간마다 성령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일하셔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성도들의 사랑과 기도가 함께 하셨음을 고백합니다. 어쩌면 저보다 더 교회를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의 눈물과 기도가 있었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좋으신 우리 하나님과 선창 가족의 사랑과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1년을 맞으면서 제가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당회에서 7년마다 안식년을 가지며 사역을 돌아보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지만, 그동안 교회의 사정과 환경 때문에 온전한 안식년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미래를 향해 전진하기 위해서는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보고 정돈하며, 주님과 더 깊은 관계를 누리며, 사역을 새롭게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6개월의 안식년을 가지려고 합니다. 안식년을 가지는 것은 제가 예배를 드리지 않거나,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제가 하는 사역을 잠시 멈춘다는 것입니다. 사역을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안식년을 결정하기 전에 이미 정해진 사역들이 있어서 인도네시아와 국내 다른 곳에서의 사역을 하지만, 많은 시간은 대전에 머물게 됩니다.
제가 대전에 있는 동안에는 교인들의 필요가 있을 때 함께 할 것입니다. 주일에 제가 교회에 있다면, 오랜만에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여러분과 만나 대화도 하고, 기도가 필요하신 분들과 같이 기도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언제든지 기도 제목을 주시면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이 기간에 모든 예배 설교는 부목사님들이 돌아가면서 맡아 하시게 됩니다. 주일은 시리즈 설교로 준비했습니다. 한 주제를 4주간 또는 5주간 같은 주제 안에 다양한 각도에서 말씀을 살펴보며 ‘삶 속에 확장되는 하나님 나라’를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 삶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선창이 되도록 돕겠습니다.
목사가 교회 사역을 맡게 되면, 때로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삶의 자리에서 머물러 있기보다 시간과 환경에 끌려다닐 때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이 안식년의 시간은 목사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저 자신이 얼마나 말씀 앞에서 성실하게 살았는지, 개인적이고 친밀한 하나님과 건강한 관계 속에 머물렀는지, 그리고 교회 리더십과 교인들과 얼마나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살피며 점검하는 시간입니다. 이처럼 목사에게 안식년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또한, 동시에 앞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 시대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사역해야 하며,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매주 감당해야 하는 현장 사역의 분주함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나아가 선창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고 누리며 더 깊은 교제 속에 머무는 시간입니다. 또한, 앞으로 더욱 질서 있고 정돈된 선창교회를 생각하며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다양한 교회 사역의 현장들을 점검하고 정리하여 체계적인 교회 생활이 되도록 세워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선창 가족 여러분! 우리는 선창교회라는 배를 타고 하나님의 나라를 항해하는 동역자입니다. 선창교회를 향해 주신 사명을 다시 되새기며 본질에 충실한 목회자가 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교회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께서 저와 여러분의 모든 삶을 이끄시고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