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어떤 큰 사건이 나면 그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보다 프레임을 만들어 그 프레임에 따라 이상한 형태의 해석과 판단을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러다보니 사건의 본질은 오도되고 프레임에 따라 좌우되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오늘날의 사회현상과 비슷한 이야기가 성경에 나옵니다. 안식일이라는 특정한 날에 예수님이 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병 고침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안식일에 일했다는 점만 강조하며 예수를 고발하려는 완악한 자들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심지어 그들은 예수를 죽이려고 모의까지 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들은 대답하지 않고 잠잠했습니다. 대답하기 싫었을 수도 있고, 대답하다가 예수를 고발하려는 그들의 의도가 드러날까 싶어 대답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안식일은 영적, 육체적, 정서적, 지적 쉼을 가지라고 주어진 날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쉬라고 주어진 계명을 사람의 생활을 제한하는 규정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안식일 준수를 절대화하고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철저하게 타자화하는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제정된 날을 오히려 예수의 죽음을 조장하는 계기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더구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예수님은 회당에서 손 마른 사람에게 “한 가운데 일어서라”고 말씀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소외된 그를 무대 중앙으로 나오라고 초대하셨습니다. 그 사람은 예수님의 초대에 응해 회당 가운데로 나아갔습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네 손을 내밀라”고 했습니다. 오그라든 손을 펴라는 것은 나의 아픈 부분, 내가 감추고 싶은 부분을 드러내라는 겁니다. 마침내 그는 믿음으로 그의 마른 손을 예수님께 내밀었습니다.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오그라진 손이 펴진겁니다. 믿을 때 하나님은 역사하십니다.
만일 오늘 예수님이 우리에게 한 가운데로 나오라고 하신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손을 펴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순종하여 한 가운데로 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믿음으로 손을 펴서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사회가 혼란할수록 믿음에 바로 서서 프레임보다는 본질을 볼 수 있는 통찰력과 분별력을 갖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사회풍조에 미혹되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일과 선을 행하는 일에 힘쓰는 그리스도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조은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