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창교회는 묵상을 통해 예수의 생명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를 누리기 위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어떤 새로움을 가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새로움의 기반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새로움은 말씀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묵상은 매우 중요한 기반입니다. 묵상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내가 어떻게 세워질 것이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발견하기 위한 씨름입니다. 새로워진다는 것의 방향은 막연하지 않습니다. 어제 하던 것을 하지 않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하면 새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워진다는 것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음으로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을 누리는 삶입니다. 그러기에 묵상은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무엇인지를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줍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 자리를 살아갈 것인가를 도와줍니다. 이처럼 묵상은 나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이 하시는 안내에 따라 행동하게 만드는 참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저는 묵상을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많은 분이 지금 묵상을 하고 계시는데, 묵상하시는 내용을 가끔 보면, 지금 본문 속에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붙들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십니다. 사실 묵상을 하기 전에는 자기 생각이 기준일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이 기준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묵상을 하면 성경 말씀이 기준이 되어 나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래서 말씀대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를 깊이 생각하며 찾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묵상은 내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는 참 귀한 방법이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머물면 제대로 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만히 보면, 나 한 사람에게 하나님 일하심의 목적이 머물러 있지 않은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시는 분이십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도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드신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시며 돕는 배필을 지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화평입니다.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신 것은 화평을 만들어 가시기 위함입니다. 결국 성경은 공동체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나 혼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씀하시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내가 살아가는 이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말씀, 약속의 땅에서 살아가는 공동체를 향한 말씀, 초대 교회를 향한 말씀, 박해받는 교회 공동체를 향한 말씀과 같이 성경 전체가 공동체를 향한 말씀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묵상을 하면서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공동체의 유익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공동체에게 주신 말씀이 무엇인지를 들어야 합니다. 공동의 유익을 주는 적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이 묵상을 통해 내가 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나를 통해 공동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아프리카 남부에는 우분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사람들 간의 관계와 헌신을 중시하는 마음을 소개한 것입니다. 타인과 내가 얽혀 있다는 유대감, 다른 사람을 돕는 자비심,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할 줄 아는 관용 정신과 같은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것은 곧 나에게도 유익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것을 나에게만 좋은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것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사역하실 때 세상은 이방인, 세리, 죄인, 장애인, 여자, 어린아이 등 분리하여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어린아이들이 내게로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세리와 함께 먹고 마셨습니다. 이방인을 위하여 일부러 마을에 들어가셨습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가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말씀을 읽고 묵상할 때 나만을 위한 적용, 나만을 위한 하나님의 음성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나의 삶을 통해 새로워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를 생각하며 공동체 안에서 나의 역할을 생각해 보는 한 주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