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아는 신명기 6장에 나오는 쉐마는 ‘이스라엘아 들으라!’라는 명령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명령은 우리 자신을 향하여 먼저 말합니다. 그리고 다음 대상으로 자녀들에게 가르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녀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집에 앉았을 때든지 길을 갈 때든지 누워 있을 때든지 일어날 때든지 이 말씀을 강론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만 보면 이 쉐마는 한 가족을 향한 명령처럼 들려집니다. 그러나 4절에는 분명히 ‘이스라엘아 들으라’라고 시작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가족에게 제한된 내용이라면, 부모들아 들으라, 자녀들아 들으라…라는 식으로 제한된 범위를 부르면서 시작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명기 6장4절의 시작은 ‘이스라엘아 들으라’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시작하였을까요?
이스라엘 민족은 한 개인의 삶을 강조하기보다는 공동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입니다. 창세기에서는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한 한 가족 공동체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출애굽기에서는 민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민족이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계속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들에게 여호와 하나님을 알게 하고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모의 역할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자녀들이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알게 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누리게 하는 데는 부모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나고 함께 하는 사람들, 특별히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속한 공동체를 통하여 하나님을 누리는 삶을 알고 배우고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만이 자녀의 모든 삶에 필요한 교육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부모만이 자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제한된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를 양육할 때 자신의 생각의 테두리를 넓혀야 합니다. 자녀들의 삶의 테두리를 넓혀야 합니다. 그럴 때 자녀들이 진짜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자녀들의 배움의 테두리를 넓혀 주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자녀를 양육할 때 가정이 자녀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테두리를 넓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리더들을 그들의 아이들의 삶 속으로 초대하여 영향력의 범위를 확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부모라면, 여러분의 아이들과 하나님과의 관계의 문제는 여러분만의 관심사가 아님을 인식해야 합니다. 특별히 신앙의 영역은 여러분 혼자 고군분투할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혼자서 이 일을 하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학령 전 아이들의 부모들은 흔히 그들만이 자신의 아이가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성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십대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종종 그들의 아이들이 부모가 아닌 누군가의 인정이나 조언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실상 선택의 여지에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아이들 스스로 다른 어른의 조언을 구하거나, 아니면 부모가 그 과정에 참여해 아이들을 위해 중요한 관계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공동체가 자발적으로 형성되어 있지 않거나 역할 모델이 제한되어 있는 문화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영적 리더나 멘토들을 나서서 찾아주어야 합니다.
모든 아들딸은 인생에서 그리스도인 부모와 동일한 말을 해줄 수 있는 다른 어른을 필요로 합니다. 교회 리더가 가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일 가운데 하나는 십대 청소년들과 아이들을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른들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부모들이 할 수 있는 현명한 일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른을 찾을 수 있는 사역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사실 십대가 되면 자녀들은 가정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뭔가 비행을 저지르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원래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 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 나이가 되면 독립심이 생기고,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재정립하기 시작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들의 삶 속에서 똑같은 말을 다른 방식으로 말해주는 음성을 듣는 것이 더 중요해집니다. 십대의 자녀들은 그들의 세계를 향해 말하는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에게는 이 시기가 너무나 중요합니다. 특별히 이 시기는 누군가 나를 도와주고 나에게 말해주는 사람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