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방해꾼은 바로 ‘자기 의’입니다. 성경에는 두 개의 의를 소개합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의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의입니다. 자기 의는 스스로의 힘이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입니다. 이런 생각은 율법을 잘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율법적 기준에서 자신을 죄인으로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의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합당한 의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자들이 주장하는 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 의로는 하나님의 의에 도달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상대적인 의를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의롭다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율법을 더 지킨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자기 의를 추구하는 경향은 본능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의에 대한 가능성을 말할 때 가장 좋아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의롭게 살 수 있는 존재라고 확신합니다. 인간은 노력하면 소망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할 때 가장 좋아합니다. 스스로 하나님 앞에 거룩하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왜곡된 거룩을 주장합니다. 사실 거룩의 기준과 방향은 하나님의 법인 율법인데 종교적 행위나 몇 가지 선행으로 거룩을 축소하려고 합니다. 거룩을 하나님의 기준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것으로 왜곡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긍정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잘못된 긍정의 힘은 우리의 신앙을 왜곡시키게 됩니다.
자기 의를 추구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십자가를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는 자기 의의 실패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자신을 보게 합니다. 다시 말하면 십자가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죄인인 나를 동시에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십자가는 내가 죄인으로 판결되고 죽음을 선고받아 처형받는 형틀입니다.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자였는가를 보여줍니다. 결국, 우리는 나의 의는 실패하였고 죄인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스스로 자기 의의 실패를 알 때 믿음으로만 하나님께 나아 갈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에서 자기 의의 실패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도 함께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주시는 유일한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통해 의롭다 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다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우리의 삶을 보면, 우리가 속고 속이는 신앙에 빠져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의에 기반을 둔 신앙’이란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의를 추구하는 것은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겠습니까? 자신의 특정한 행위로 구원에 이르고 하나님 앞에 서려는 모든 종교적인 시도는 다 함정입니다. 많은 경우 성도들이 다른 사람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상대적 의에 빠져 있습니다. 영적 우월감이나, 또는 반대로 영적 열등감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만 바라보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바라보며 신앙생활을 한다는 말입니다. 또한, 행위적 공로에 기반을 둔 행위적 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인과관계에 의한 신앙의 행위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은혜를 잃어 버리게 됩니다.
자기 행위로 의와 그로 인한 결과를 추구하는 신앙의 행위는 율법주의가 됩니다. 종교적 행위로 세속적 복을 보장받기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종교적 행위로 신앙의 성장이나 신비주의적 체험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이런 신앙은 우리 자신을 불안하고 두렵고 외롭게 만듭니다. 자기 의에 대한 확신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불완전합니다. 그래서 불안감이나 죄책감이 생깁니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지나친 자기 성찰로 낙심하거나 위선에 빠지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정죄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런 삶은 탐욕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의에 대한 보상을 계속 요구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삶은 은혜를 잃어버린 삶이 됩니다. 갈라디아서 5:4 ‘율법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는 너희는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하는 삶입니다.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과 의로우심을 자랑합니다. 이것은 자기 의를 부정하는 것이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날마다 자기를 부정하고 하나님의 의를 의지하는 삶을 살아감으로 풍성한 삶을 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