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죄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도, 그리고 믿지 않는 많은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한 단어입니다. 도대체 죄가 뭐길래 그것 때문에 우리가 죽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아마 많은 분이 궁금해할 내용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형벌을 받으셨습니다. 이것이 복음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이고 출발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꼭 그렇게 죽으셔야 했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랑의 하나님이신데 그냥 다 구원해 주시면 안 되었나?라는 질문도 하게 됩니다. 11세기 안셀름이란 사람은 이런 질문과 의문에 대해 ‘아직도 죄의 심각성과 죄의 결과의 엄중함에 대해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어디 이 뿐이겠습니까? 죄를 모른다면 하나님의 거룩함과 그 영광도 모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그 사랑은 바로 거룩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죄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로마서 1:21-23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21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22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23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새와 짐승과 기어다니는 동물 모양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
죄를 윤리적 차원에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윤리적 관점은 절대적 기준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합의를 하면 자기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죄의 본질은 하나님께 합당한 영광과 감사를 돌리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지만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감사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는 장면이 창세기 3장에 나옵니다. 이 말씀을 가지고 윤리적으로 접근하면 과일 하나를 따 먹은 것 가지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에서 죄의 본질은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과 하나님처럼 되려는 욕망으로 인해 하나님을 떠난 것입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불신할 뿐 아니라 왜곡한 것입니다.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적용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먹게 하신 하나님을 못 먹게 하신 하나님으로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에 대한 대적과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욕망 때문입니다. 결국,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입니다. 하나님의 법을 어긴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불법입니다.
여러분! 죄는 매우 심각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한 죄는 그 크기나 성격에 상관없이 하나님에 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일반적 범죄보다 가장 크고 심각한 죄입니다.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범죄입니다. 가장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이 죄가 가진 특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중심성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생각하고 판단하여 결정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죄의 악한 자기 중심성입니다. 하나님 대신 우상을 숭배한 것입니다. 우상은 결국 인간 자신을 위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전 존재로 하나님을 미워하고 대적하며 거부하고 불순종한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살아가려는 오만과 자기 중심성이 바로 죄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가 독립하려는 태도입니다. 피조물인 우리는 나를 지으신 창조주 안에 거할 때만이 온전하며 복 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처럼 분명한 죄의 실상을 세상의 죄로 전락시키려 할 때 우리는 죄의 심각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난 물건을 훔치지 않았는데 내가 왜 죄인이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안에 죄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바라보고 하나님 앞에서 내 죄를 회개하고 돌이키는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회복의 자리에 우리 모두가 서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복음시리즈로 나가고 있는 이 칼럼은 이혁목사님이 쓰신 책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