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좋아하는 책 가운데 하나는 ‘팬인가, 제자인가’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팬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고, 제자로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팬은 군중입니다. 야구장에서 팬은 무리일 뿐입니다. 그들은 관중석에서 치킨을 먹으며 경기하는 사람들을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선수들이 치는 홈런에 열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야구를 하지 않습니다. 경기를 위해 어떤 희생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관중석에서 소리 지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돌아갑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 차에 물고기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거나, 실내거울에 십자가 목걸이를 걸어 놓고 다니는 것으로 내가 성도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교회 교적부에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가? 자녀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가? 그것으로 내가 성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교회가 나에게 어떤 유익을 줄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예배는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해 주는가를 찾으며 나옵니다. 섬김과 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에게 유익이 될 때 봉사가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팬으로서 교회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제자는 다릅니다. 제자는 나의 유익이 아니라 주님의 유익을 봅니다. 제자는 예수님을 위해 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때로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어려움에 부닥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는 예수 믿는다고 곤란한 경우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내가 예수님을 포기하는 이유가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예배를 드릴 때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주님이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주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을까를 찾는 사람입니다. 제자는 현장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내 삶 속에 주님이 가르쳐 주신 삶의 원리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으로 삶 속에서 몸부림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그들이 단순히 나를 도와줄 사람이나, 나에게 유익이 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도와줄 사람으로 보입니다. 내가 섬길 사람으로 보입니다. 내가 섬길 때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예수님의 삶을 누리게 될 것을 기대하며 나아갑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자로서 예수님을 위해 살기로 결단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제자의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감사에도 품격이 있습니다. 내가 팬으로서 감사할 것을 찾을 것인가? 아니면 내가 제자로서 감사할 것인가? 여기에는 분명히 다른 고백이 나올 것입니다. 성도에게 있어서 감사의 고백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우리를 세워주는 힘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약 팬으로서 감사한다면 어떨까요? 나에게 어떤 유익이 왔을 때라야 감사가 나올 것입니다. 내 손에 무엇인가를 쥐었을 때라야 감사가 나올 것입니다. 내가 기쁠 때라야 감사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로서 감사는 주님이 주인공이십니다. 오늘도 나와 함께 하심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심에 감사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 주심에 감사합니다. 새날 주심에 감사합니다. 귀한 만남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섬길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생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가 더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일하심과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감사의 고백을 드리며 나아가시면 어떨까요? 우리의 감사를 점검해 봅시다. 적어보면 더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카드에 여러분의 감사 이야기를 적어보십시오. 그리고 그 감사를 올려드립시다. 적으셔서 다음 주에 꼭 가지고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