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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로부터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권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들이 과도한 권력을 부리게 될 때 불평등한 관계가 맺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중세 봉건사회에서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은 영주였습니다. 자기의 성을 가지고 있고 그 성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의 장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원에서 수확되는 모든 농산물이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영주의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수많은 침략이 일어나서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는 영주에게 매달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영주에게는 군사가 있어서 이민족이 침입해 오면 성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영주 밑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는 조약에 서명합니다. 영주에게 모든 권리가 있음을 동의해야 장원에 들어가 살 수 있었습니다. 당시 가장 가혹한 처벌 중의 하나가 마을 추방이었을 정도로 영주와 계약을 맺고 그의 보호 아래 사는 것은 중요한 삶의 한 방편이었습니다.

 

이처럼 영주와 농민이 불평등하지만 맺을 수밖에 없는 조약을 가리켜 종주권 조약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종주권 조약은 큰 나라와 그 나라 옆에 있는 작은 나라 사이에도 일어납니다. 양반과 노비 사이에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종주권 조약의 특징은 힘이 있는 사람을 위한 조약이라는 것입니다. 힘이 없는 사람은 불평등하고 손해보고, 고통을 당하고,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는 조약이지만, 자기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약을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보호를 받을 수 있고, 그래야 그나마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의 40년을 마무리할 때 모세가 기록한 것입니다. 광야에 나온 1세대는 다 죽고 이제 2세대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듣고 보지 못한 2세대를 위해 다시 하나님과 그 백성 사이에 맺은 계약, 조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가만히 보니까 종주권 조약의 형식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당시 고대 조약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 향해 가지고 있는 태도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과 맺은 조약을 가만히 보면 하나님께서 요구하십니다. 너희가 무엇을 하면, 내가 이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하시겠다고 하는 내용들이 우리를 억압하고 고통을 주는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가 잘 되게 하시겠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를 오래 살게 하시겠다고 말합니다. 우리를 번성하게 하신다고 말씀합니다. 왜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하나님의 궁극적 관심은 바로 우리들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신 10:13)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조약을 맺으시고 그 조약을 지키실까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을 향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태도의 근원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 사랑 때문에 출애굽 시키신 것이고, 언약을 주신 것이고, 땅을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가까이하시면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여호와 하나님은 그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향하여 가질 태도에 대하여도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하여 가질 태도는 바로 사랑입니다. 어떤 사랑입니까?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하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마음에 새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마음에 새겨진 사랑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표현이 바로 경외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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