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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29세에 운명을 달리한 청년시인 윤동주, 그는 자신의 갈 길을 예견한 것처럼 서시와 십자가를 쓰게 됩니다. 십자가는 윤동주 시인의 신앙하는 삶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인의 희망을 이야기 하는지 쫓아오던 햇빛이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렸습니다. 그는 서시에서도 신앙하는 삶을 노래합니다. 하지만 십자가의 삶은 자기부인의 길이기에 고난의 길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십자가 밑에서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시인은 십자가의 길이 괴로울 것을 알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행복하다고 노래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희생의 피를 흘리셨던 것처럼 살기를 노래했고 그 길을 걸었습니다.

세상이 어두워져 갑니다. 하나님께서 젊은 청년 윤동주에게 요구하셨던 십자가의 길은 말없이 자신의 피를 흘려 드리는 제사의 삶이었습니다. 말이 많고 모략이 얽힌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간 시인이 그리워 교회 마당 십자가 아래를 서성여 봅니다.

선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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