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지속하면서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친밀함이 늘어나는 가정이 있습니다. 그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함께 일상을 나누지 못했던 가정에서는 이 시간을 통해 가족이 함께 일상을 나누게 되어 너무 좋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가족이 함께 있으면서 오히려 갈등이 더 많아졌다는 가정도 있습니다. 평소 관계가 소원하던 가정일수록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부부의 관계가 더 좋아진 가정이 있는가 하면, 더 나빠진 가정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어떤 관계였는가에 따라 이 시간이 기회가 되도 도움이 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가정도 생기게 된 것입니다.

좀 더 적극적인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는 코로나 기간 어떻게 하면 가족이 더 친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를 함께 보거나, 책을 함께 읽거나, 문화생활을 함께 누리려고 시도합니다. 그렇지만 세대 간의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문화생활을 서로가 받아들이고 누리는 가정은 그것이 동기가 되어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지만, 자기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고 유지하려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가치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면 가족이 함께 거실에서 가족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각자 자기 방에서 함께 있지만, 따로 살아가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대화하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대화가 없고 대화를 잘하지 못하던 가정에서는 여전히 대화가 아니라 부모는 자녀에게 명령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자녀들이 무엇을 말하면 잔소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냥 자녀가 말한 것을 그대로 듣고 그 관점에서 수용해주어야 하는데, 어른의 관점으로 평가하고 지시하고 명령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족 간의 대화가 오히려 더 많아진 가정도 있습니다. 특히 어른들이 들으려고 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을 때 더 많은 대화가 일어나고 그 대화를 통해 가족의 마음이 열리고, 더 나아가 공감하는 가족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사실 가정에서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은 외적으로 옷을 입는 것이나, 밥을 먹는 모습이나, 말을 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이것보다 먼저 회복되어야 할 것은 감정적인 영역입니다. 감정적으로 불편하고 어려울 때, 아무리 노력을 해도 형식적인 모습으로 머물러 버리게 됩니다. 감정적으로 안정되면 어떤 형식으로 다가가도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적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시도를 해도 관계가 연결되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런 모습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누리며 살아갈 때 우리는 다양한 문제들을 직면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객관적인 정답을 제시한다고 그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적으로 매우 잘 훈련되고, 외적으로는 성숙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세워집니다. 복음에 대해 분명한 확신과 고백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복음의 감격과 기쁨을 나눕니다. 그리고 그 복음으로 말미암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신앙의 연수도 짧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될 때 신앙이 다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감정에 걸려 어찌할 줄 모를 때, 오히려 초신자보다 못한 행동이 나오게 됩니다.

감정적으로 안정된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너무나 중요한 삶의 기반입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하다고 말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 감정의 문제를 다루고 씨름하며 도전할 좋은 기회입니다. 자기 자신의 감정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역하실 때 감정을 표현하셨습니다. 눈물도 흘리시고, 기뻐하셨습니다. 깊이 고민도 하시고, 분노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불쌍히 여기기도 하시고, 탄식하기도 하셨고 근심도 하셨습니다. 이처럼 정서적으로 감정표현이 자유로울 때 예수님의 사역은 완성되었습니다. 여러분의 가족이 함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정적인 회복이 일어나야 합니다. 감정적인 회복이 일어날 때 진솔함과 이해함이 함께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